우리는 옛날 부모로부터 받은 몸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 했다.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 자라나는 머리카락은 한국의 전통 사회에서는 손톱 발톱과 더불어 신체의 일부를 분신으로 여겨왔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전쟁터에 나설 때도 머리카락을 미리 잘라서 가족에게 남겨두고 떠났다.

만약 돌아오지 못할 경우 신체를 대신하기 위해서이다. 요즘도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부모님의 머리카락을 담은 주머니를 만들어 관에 넣거나 망자의 소매나 버선속에 넣어 저승길로 함께 보냈다. 또한 부모님의 상을 당하면 장례가 끝날 때까지 머리를 자르니 않는다. 일제시대 단발려에 그토록 저항한 이유도 머리카락에 대한 우리민족의 뿌리 깊은 가치관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머리카락을 길게 자라기 때문에 탯줄이나 명줄과 동일한 의미로 생각했고 더나아가 머리카락을 인간의 수명과 장수를 위협하는 귀신을 물리치는 도구로 까지 승화시켰다.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불행에 대한 두려움을 자신의 분신인 머리카락을 태워 버림으로 액땜까지 할 수  있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은 우리 몸에서도 가장 윗부분에 존재하며 세상에 나올때 부모와의 인연에서도 첫 번째로 만나게 된다. 속세를 떠나 불교에 귀의하는 스님들은 그 인연을 단절하는 첫 번째  의식으로 머리를 삭발했다. 머리카락중에 뱃속머리라 부르는 것이 있다 배냇머리라고도 한다.

 

어머니의 뱃속 양수 속에서 자라 세상에 태어난 후 다시 100일을 더 자란 머리카락이다. 머리카락은 어머니의 자궁속인 천국과도 같은 신성한 공간과 모든 것을 자신이 스스로 해결해야 만 하는 바깥세상인 세속공간이라는 두 개의 세계를 거쳐 자란 머리카락이기 때문에 아주 소중히 여겼다. 어머니와 자식간의 특별한 의미를 지닌 끄타풀로 생각해서 영원히 간직학고 기념할 방법을 찾으려고 생각한 것이 붓을 만들었다.

 

붓은 전통사회에서 입신양면의 상징적인 물건이다. 붓의 손잡이 부분은 능력에 따라 금, 은, 칠보, 백옥 등으로 붓을 만들었다. 그 붓으로 태어난 아이의 사주 생, 년, 월, 일, 시를 새겼다 완벽한 아이의 분신인 샘이다. 이와같이 우리의 전통사상속에는 신체발부인 머리카락은 유전자(DNA)감식이 가능하며 신체를 대신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가득 베여있는 정신문화로 계승 발전시킬 의무가 있다.